정부가 추진 중인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대리기사, 택배기사, 보험설계사처럼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경계에 있는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의 권리 보호를 명분으로 합니다. 근로기준법 적용 사각지대를 줄이고, 최소한의 노동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법이 현장의 노동 방식과 소득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법 제정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배달기사·대리기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만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소득이 반 토막 날 수 있다”, “자유롭게 일하던 구조가 사라진다”는 반응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여러 플랫폼을 오가며 일하던 방식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큰 걱정거리로 꼽힙니다.
프리랜서 택배기사나 보험설계사들의 공통된 걱정은 소득 상한선이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성과에 따라 많이 벌 수 있었던 구조가 고정급 중심으로 바뀌면, 고소득 종사자일수록 체감 손실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출퇴근 시간 관리, 근무 시간 제한이 생기면 ‘내가 원할 때 일한다’는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플랫폼 운영 사업자들도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최저임금 보장, 4대 보험, 퇴직금까지 고려하면 인건비 부담이 최소 10~30%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사실상 적자를 의미합니다.
늘어난 비용은 결국 대리운전비·배달비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외식비 상승, 소비 감소로 연결될 수 있고, 골목 상권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노동 문제를 넘어 경제 전반의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모든 종사자를 일괄적으로 근로자화하기보다, 자영업자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복지 혜택을 보완하는 절충 모델을 제안합니다. 실제로 미국 일부 주에서는 이런 방식이 이미 논의되고 있습니다.
보호를 위한 제도가 오히려 부담이 된다면, 그 취지는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진짜 현장을 위한 법이 되려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현실적인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